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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by 책하나 2019.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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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8월 무더운 여름 어느 날 새벽, 딸은 새벽 달리기를 하러 나갈 준비를 합니다.

딸은 학창시절부터 달리기를 좋아했고, 몇 번의 하프 마라톤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딸이 날이 더워서 새벽에 달리기를 하려던 것이었습니다.

부모의 마음은 아직 날이 어두운 데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저자와 아내는 아이를 따라 나섰습니다.

안철수 작가가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한 계기였습니다.

https://youtu.be/k6_XyhEB98s

굳이 소개 하지 않아도 안철수란 분을 알고 계실 겁니다. 의사, 교수, 바이러스 백신 개발자, 기업 CEO, 정치인, 다양한 삶을 경험 했던 분이 뜬금없이 달리기책이라니 ..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는 이 책은 달리기라는 행위를 축으로 한 회고록으로 읽어 달라 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분도 하루키의 영향으로 달리기 회고록을 ?.... 아직 작가에게 못 물어봤습니다.

물어봐도 답변을 해줄리 없고 ..

에세이라 한 장 읽다가 두 장 읽게 되고, 그러다 다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의 달리기이야기를 일단 한 번 들어 봅시다.

20189월 안철수 전 의원은 독일 뮌헨으로 출국했습니다. 유럽에서 지난 1년간 10킬로미터 3, 하프 마라톤 4, 마라톤 대회 거리 156.585킬로미터를 뛰었습니다. 2019721일 퓌센 마라톤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42.195킬로미터 풀코스를 뛰었습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그는 괴로움을 잊을 수 있었고, 마음의 상처가 회복되는 것 같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인생의 깨달음도 하나씩 깨우쳐가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 뛰기 시작할 땐 컨디션이 좋게 느껴집니다. 이 정도 컨디션이면 결승지점까지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다리가 아프기 시작하고, 특정 부위가 마구 쑤시기도 합니다.

죽을 것처럼 힘들었다가도 또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을 정도로 고통이 완화되기도 합니다.

계속 멀쩡하지도, 그렇다고 계속 힘들 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1킬로미터 뒤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달리기는 결말을 예상하고 출발선에 설 수 없습니다.

그저 겸손한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아내와 함께 달리기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아내 발에 자꾸 문제가 생겼습니다. 조금만 달려도 발에 물집이 생기고 발톱이 까맣게 변하면서 몇 번이나 빠지는 것입니다. 알고 니 그 이유는 발에 맞지 않는 신발때문입니다.

달리기에 적합한 운동화는 발에 딱 맞는 사이즈가 아니라, 원래 신는 것보다 한 사이즈, 10밀리미터 큰 것입니다. 달리면서 발이 붓기 때문에 처음부터 딱 맞는 운동화는 발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저자는 주로 아침에 달립니다. 더 자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고 힘들다고 느껴지는 초반 레이스를 지나 개운한 마음이 들 때 까지 달립니다. 그리고 나서 하루 종일 좋은 기분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게 달리기가 주는 굉장한 장점입니다.

이렇게 좋은 달리기의 큰 문제점은 처음 시작하기 힘든 데다 꾸준히 하는 게 더 어렵다는 것입니다. 달리기만의 문제라기보다 세상 모든 이치가 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달리기를 우선순위로 둔 뒤 실행할 수 있게 하는 장치들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는 달리기용 시계입니다. 핏비트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입니다. 핏비트(Fitbit)를 손목에 차고 달리기만 하면 내가 어느 지역에서 어떤 속도로 얼마나 뛰었는지 기록해줍니다.

내가 달린 코스가 지도에 표시되고, 걸음 수와 거리 정보 등이 저장되는 것입니다.

꼭 핏비트일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 브랜드든 마음에 드는 것을 차고 달리면 됩니다.

둘째는 스마트폰 앱입니다. 달리기에 도움 주는 무료 앱이 많습니다.

초보자용, 5킬로, 10킬로, 하프마라톤, 풀코스 마라톤, 코스 별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구분이 되어 있어, 나에게 필요한 앱을 선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핏비트나 스마트폰 앱을 받는다 해도 초보자는 처음 5-10분이 정말 힘듭니다. 거리로 치면 1-2킬로미터 사이입니다.

이 구간에서 포기 하지 않기 위해서는 처음에 한 번에 다 달리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천천히 뛰어보는 것을 권합니다. 너무 괴로 우면 중간 중간 멈춰도 됩니다. 일단 어떻게든 하루를 달리고 나면 다음 날은 전날 보다 조금 편해지거나 조금 더 멀리 달릴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조금 더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어제는 5분 달렸으니까 오늘은 10분 달리겠다는 시간 목표를 세워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니면 거리 목표도 괜찮습니다.

조금씩 달리는 시간과 거리가 늘어나면 몸도 적응하기 시작해서 예전보다 덜 힘들게 됩니다. 결국 시간과 마음가짐의 문제입니다.

독일에 머물면서 저자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히브리대 교수인 유발 하라리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강연회에서 유발 하라리는 미래 세대를 두고 “어쩌면 기능적인 코딩과 같은 교육보다 마음의 리질리언스(resilience)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리질리언스는 충격이나 부상 등에서의 회복력, 탄성, 탄력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미래의 세상에는 인공지능이 많은 부분에서 사람을 대신할 것입니다.

그러한 변화에 대처하려면 유발 하라리가 말한 아이들 마음의 회복력이 중요해질 텐데 과연 그 능력을 어떻게 키우면 좋을까요?
저자는 달리기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빠르게 급변하는 시대에는 매 순간 그 속도에 발을 맞추기 위해 헉헉 대며 따라 갈 것이 아니라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러한 회복 탄력성과 유연한 자세는 몸과 마음이 건강할수록 쉽게 발휘됩니다. 저자 역시 장거리 달리기를 통해 달리기의 본질인 참고 견디는 과정을 거치는 동안 마음의 상처 등에 대한 회복력을 점차 복원해 갔습니다.

물론 새로운 열정도 다시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달리기를 억지로 권해서는 안 됩니다. 어릴 때부터 달리기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합니다. 독일의 달리기 대회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님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완주한 사람을 영어로 ‘finisher’라고 합니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내 결승선을 통과한 사람을 말합니다. 저자는 풀코스 마라톤을 뛰어보고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움이 큰 만큼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마라톤에서 기록보다 완주가 더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도 이것 때문일 것입니다.

많은 일이 그렇듯 결국 해답은 내 안에 있습니다. 내 안에 있는 해답을 스스로 찾아 낼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이 필요합니다. 사람마다 방법은 다를 것입니다.

저자는 달리기를 통해 자신을 더 깊이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삶이 힘든데 달리기를 권하는 것이 뜬금없을 수 있지만, 저자는 마음에 짊어진 짐이 너무 무거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달리기를 만났고, 커다란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책의 뒤쪽에 부록으로 경험으로 정리한 달리기 요령이 정리 되어있습니다. 달리기 처음, 달리기 연습, 마라톤 준비 등으로 간단하게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50대 중반에 달리기를 시작해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생에서 결코 늦은 때란 없다 라는 말을 생각해봅니다.

출반선에 설 수 있는 용기만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올해 초에 [걷는 사람 하정우] 라는 책을 소개했습니다. 그 후 저는 지하철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걷고 있습니다. 이제 한 번 달리기를 시작해 보는 것도 괜찮을까요?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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