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감의 이면에 숨겨진 뇌의 비밀 - 정의 중독

오늘 소개할 책은 나카노 노부코의 [정의 중독]입니다.
알코올중독, 니코틴 중독은 들어봤지만, 정의 중독은 처음 들어보셨을 겁니다. 도대체 정의 중독은 무엇일까요?
타인에게 ‘정의의 철퇴’를 가하면 뇌의 쾌락 중추가 자극을 받아 쾌락 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이 도파민은 쾌락과 의욕을 관장하며 뇌를 흥분시키는 신경전달 물질입니다. 이 쾌락에 한 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지 못하며, 항상 벌할 대상을 찾아 헤매고 타인을 절대 용서하려 하지 않게 됩니다. 저자는 이런 상태를 정의에 취해 버린 중독 상태, 이른바 ‘정의 중독’이라 부릅니다.

https://youtu.be/7y0sv0wHmQg
예를 들면, TV에서 부모가 자식을 학대했다는 끔찍한 뉴스를 접할 때 우리는 그야말로 무관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정의를 확보한 상태에서 ‘나는 저렇게 아이를 학대하지 않아’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속으로 ‘미친놈, 저런 건 봐주면 안 되지! 자기도 당해봐야 해! 저런 건 사회에서 격리해야 돼!’라고 생각하며 신상을 털거나 SNS에 과격한 의견을 쓰는 행위, 그것이 바로 정의 중독입니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 각각의 집단마다 다른 정의 기준을 가지고 갈등이 일어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본래 자신이 속한 외의 것은 받아들이지 않고 공격하는 습성을 지녔습니다. 자신의 집단을 지키기 위해 다른 집단을 공격하는 행위를 정의라 생각하고, 사회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행위로 인식합니다.

이런 상황이 가시화된 것이 바로 인터넷의 출현, 특히 SNS의 보급입니다. 실제로 타인을 대면하는 현실 세계에서는 잘 참으면서, 인터넷이나 SNS와 같은 비대면 세계에서는 공격적으로 변해 인신공격성 댓글을 쓰는 이른바 ‘악플 테러’를 합니다. 누군가를 용서하지 않는 대신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이 옳다는 것을 인정받으려는 욕구의 표현인 셈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상대를 실컷 욕하고 난 뒤, 돌아서서 후회하거나 자기 혐오에 빠지기도 합니다.

정의라는 기준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환경에 따라 또 내 선택의 옳고 그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은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지지 못하거나’‘대다수 사람과 다른 말이나 행동을 하면’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프랑스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거나,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으면’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의 중독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혹은 내 뇌가 용서할 수 없다고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방송 어이가 없네’‘** 당은 답이 없어’ ‘요즘 젊은것들은 못써’ 등과 같이 무언가 분노의 감정이 솟구쳤을 때는 한 템포 쉬면서 ‘지금 내가 중독 증상이 심해졌구나’라고 생각해 봅시다. 뇌의 전두전야는 분석적 사고와 객관적 사고를 담당하는 곳입니다.

전두전야가 퇴보하지 않아야, ‘당연히 그게 맞지’라는 고정화된 통념과 상식, 편견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과 데이터를 근거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고할 수 있습니다. 전두전야의 기능을 유지해 정의 중독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생활 속 뇌 습관도 제시합니다. 그 습관들은 새로운 길로 걸어보고, 안 먹던 음식도 먹어보는 등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는 습관을 들여 ‘메타인지’를 높이는 것이다. 메타인지의 능력이 없는 사람은 타인에게 공감하거나 타인의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동시에 자신이 현재 어떠한 상황에 있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메타인지 능력을 키우려면 좋은 만남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메타인지 능력이 완성되는 30세 즈음까지는 계속 주위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달리 말하면 메타인지는 정의 중독을 극복하는 열쇠인 셈입니다.

정의 중독에서 벗어나는 다른 방법은 모든 대립 축에서 벗어나 무슨 일이든 병렬적으로 처리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완벽해지기란 영원히 불가능합니다. 핵심은 정답이 없음을 받아들이고 가능한 한 많은 사람과 공유하며 서로 포옹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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