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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

by 책하나 2019.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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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뉴욕의 거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따뜻한 봄기운의 시작과 함께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발걸음이 가벼운 계절이었습니다.

거리 한쪽 구석에 한 남자가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목에는 나는 장님입니다 I am blind." 라고 쓰인 팻말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의 발치에는 동전을 받을 깡통이 놓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리를 지나는 누구도 그에게 동정을 베풀지 않았습니다.

한 신사가 걸인 앞에 멈췄습니다. 그 남자는 걸인의 목에 걸려있는 팻말을 빼더니 나는 장님입니다.” 대신 새로운 문구를 적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팻말을 다시 걸인의 목에 걸어주고 제 갈 길을 향했습니다.

신사가 문구를 쓰고 간 후 깡통에 동전이 가득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팻말의 글은 이렇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봄은 곧 오는데, 저는 볼 수가 없습니다 Spring coming. But I can't see it."

이 이야기 속 신사는 프랑스 시인 앙드레 부르통 Andre Breton입니다.

언어의 힘은 놀랍습니다. 언어의 프레임을 알면 일상적인 언어가 힘을 발휘합니다.

단어 혹은 순서만 바꿔도 한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판단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언어의 힘이 읽기보다 쓰기에서 더 크게 나온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주목해 볼 책은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입니다.

작가는 EBS 프로듀서이며, [일생의 일] [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부모라면 그들처럼]을 집필하신 김민태님 입니다.

작가는 7년 동안 글쓰기를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고 고백합니다.

그 경험 때문에 지인들에게 글쓰기를 권유한다고 합니다.

글쓰기를 한다고 하면 어디서 어떻게 써야할지 걱정이지만, 그것보다 나를 드러내는 두려움이 더 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소설가 김영하가 대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쳤던 일화를 소개합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나를 용서 한다로 시작하는 글을 쓰라는 과제를 내주었습니다.

글의 첫 문장을 제시하고 나머지는 학생들에게 맡겼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교실은 침묵에 잠겼고 연필 움직이는 소리만 들렸습니다.

30분이 지나자, 갑자기 한 한생이 울면서 강의실을 뛰쳐나갔습니다.

덩달아 슬픔에 못 이기고 뒤따라 나가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단 몇 분의 글쓰기로 학생들은 자기 기억과 마주했습니다.

복잡한 감정을 언어라는 논리로 차분하게 풀어낼 때 어두운 기억은 환한 세상으로 나오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더 단단해 지는 거죠.”

김영하 소설가는 이것을 글쓰기가 가진 자기 해방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에 대한 글쓰기는 정서회복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갖게 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높입니다.

https://youtu.be/Nl9k4cZv9nY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해야만 자신을 마주할 수 있으며, 글쓰기의 힘을 경험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글쓰기가 우리에게 주는 효과는 다음 세 가지라고 합니다.

첫째, 자기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높아집니다(자기 효능감), 둘째, 정서적으로 좋아지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긍정적 정서), 셋째, 새로운 관심사 가 생깁니다. 이세가지는 글을 쓰기 동기이며, 동시에 결과적으로 얻는 효용이라고 말합니다.

글쓰기를 어떻게 시작할까요?

시작만 하면, 누구나 글쓰기를 취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우선 있었던 일부터 씁니다.

오늘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쉬운 예로 일기가 대표적입니다.

글쓰기보다 좀 더 쉬운 메모하기부터 시작하기를 저자는 권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대상을 향해 말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에게 말을 하는 행위입니다. 글쓰기는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책을 마무리하며 작가는 남기고 싶은 단 하나의 문장은

있었던 일을 쓰는 것만으로도 마법이 일어난다.’ 라고 합니다.

나를 위해 펜을 들고 한 줄을 써봅시다. 어떤 마법이 일어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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