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대화법 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여전히 우리는 사람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대화가 아니라 ‘과학’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의 저자 제레드 쿠니 호바스의 말입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어떻게 해야 임팩트 있고, 설득력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신경 과학자답게 그 답은 나의 대화기술이 아니라 ‘상대의 뇌’에 있다고 말합니다.
책은 뇌 과학의 통찰을 통해 상대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는 설득의 비밀을 풀어갑니다.
그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듣기와 읽기 한 가지에 집중하라.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동시에 청취해 정확히 이해하기란 짜증 나는 일이며 불가능한 일임을 알아야 합니다. 텔레비전의 음성을 이해하려면 라디오 목소리를 무시해야 합니다. 우리는 동시에 여러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번에 한 사람의 말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텔레비전과 라디오의 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 있지만 둘 다 이해하지 못합니다. 뇌에는 ‘청각 피질’이 있습니다. 청각 피질은 들어오는 소리와 순수한 특징, 음의 높이와 크기를 처리합니다. 중요한 것은 좌뇌와 우뇌 모두가 이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텔레비전과 라디오 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구어(음성언어)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뇌의 영역은 ‘브로카/베르니케 네트워크(Broca Wernicke net work)입니다. 이 네트워크는 들어온 말을 처리하고 이치에 맞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중요한 것은 이 네트워크는 뇌의 한쪽에만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소리가 처음에는 좌뇌와 우뇌 양쪽에서 처리되지만, 결국 구어(음성언어)들은 ’깔때기 입구처럼 좁은‘하나의 네트워크를 통과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빠른 병목현상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뇌의 하전두회는 두 사람이 동시에 말할 때 한목소리를 차단함으로써 다른 목소리가 브로카/베르니케 네트워크를 통과할 수 있게 합니다.
독서를 하거나 무언가를 읽을 때 ‘시각 피질’이라는 신경 부위가 먼저 활성화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 시각피질이 활성화됨과 동시에 청각 피질과 브로카/베르니케 네트워크가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조용히 책을 읽을 때도 뇌의 구어 처리능력이 활성화되는 것입니다. 듣고 있는 목소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읽고 있는 것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합니다. 회의실에서 프리젠테이션 하는 동료의 발표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발표자가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앞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음을 귀로 들으면서 당신은 그가 나눠준 자료를 눈으로 읽고 있을 때, 어김없이 병목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때 우리는 결정해야 합니다. 발표자의 열변을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읽고 있는 것을 따라갈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소득 하나 없이 멍한 상태로 회의실을 빠져나와야 합니다.
뇌 과학은 듣기와 읽기 중 한 가지에만 집중할 때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줍니다.
사람들에게 내 뜻과 생각을 정확하고 완전하게 전달하고 싶다면, ’한 가지에 집중‘ 해야 합니다. 이 내용을 우리에 일상생활에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회의나 발표 때 문자 텍스트를 경계하라.
시각적인 발표자료를 만들어 회의를 진행하는 건 회사에서 일상적인 업무가 되었습니다.
화려하든, 단순하게 만들든, 배포하는 자료에는 문자 텍스트를 최소한만 삽입하도록 해야 합니다. 직장문화에 관한 통계를 보면 많은 직장인이 자신의 발표에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채워 넣고 있습니다.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내 목소리만으로 누군가에게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을까? 아무런 보충자료나 설명 없이 누군가를 설득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
하지만 구어이든 문어이든 한 가지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받는 사람이 같은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한꺼번에 전달받는 사람보다 훨씬 더 그 정보를 지속해서 이해하고 더 오랫동안 잘 기억합니다. 슬라이드나 발표자료에 텍스트를 포함하면, 상대의 학습과 집중력을 방해합니다. 상대는 당신을 기억조차 못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발표자료 슬라이드에 텍스트를 안 넣는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슬라이드나 발표자료에 텍스트를 가장 효과적으로 삽입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의 답은 ’키워드(key word)입니다.
뇌가 시각적 텍스트를 청각적 언어로 번역해야 할 필요성은 당신이 완성된 문장이나 문단, 또는 많은 단어를 연속적으로 읽을 때만 발생합니다. 당신에게 친숙한 소량의 단어를 읽으면 뇌는 청각적 언어로 변환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의미를 파악합니다.
따라서 자료에 최대 7개를 넘지 않는 키워드를 포함하면 발표를 듣는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 키워드들이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단어일수록 효과는 커집니다. 새롭고 참신함을 위해 낯선 단어들을 사용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낯익은 7개의 키워드를 효과적으로 삽입할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설득력을 강화하고, 당신에게 사람들을 집중시킬 수 있는 최대 전략입니다.
둘째, 참고 자료는 끝난 후에 배포하라
대담이나, 강의 미팅 중에 발표자들은 발표를 보충할 수 있는 유인물을 제공하기 마련입니다. 이 유인물에 텍스트 지문이 포함된 경우, 발표 중 유인물을 읽으려면 듣기를 포기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발표가 끝난 후에 유인물을 배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발표가 끝난 후에 이메일로 정리해서 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셋째 , 발표자에게 집중하라
반대로 여러분이 발표자가 아니라 회의나 미팅에 참석했다면, 어떤 사람의 발표를 최대한 내 것으로 만들려면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요? 발표자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유인물보다는 발표자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발표를 들으면서 필기를 하는 것은 효과가 있을까요?
노트 필기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얕은 필기입니다. 얕은 필기는 귓전에 울리는 모든 소리를 노트에 담는 방식입니다. 얕은 필기는 브로카/베르니케 네트워크에 병목현상을 유도하지 않습니다. 오직 귀를 때리는 소리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얕은 필기를 할 때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법원의 속기사를 보면 1분당 300단어 이상 타이핑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사건에 대해 속기사들이 문제를 푼다면, 한 문제도 맞히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병목현상도 없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이 바로 ‘얕은 필기’입니다.
반면 깊은 필기는 단어가 아니라, 단어들을 이치에 맞게 만들고 정리하고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도출하는데, 신경을 쏟게 됩니다. 깊은 필기는 병목현상이 일어납니다.
발표자의 목소리를 단어로 정리하는 것에 집중하는 사이 발표자의 목소리는 배경소음이 되고 맙니다. 따라서 정보의 양을 감소시키게 됩니다.
깊은 필기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의 총량은 감소시킵니다.
하지만 그 발표에 얻은 정보나 아이디어들에 대해 당신이 더 잘 배울 수 있도록 돕습니다. 깊은 필기를 할 때는 기억에 남겨야만 하는 정보를 잘 추려서 적어야 합니다.
유튜브
혹 당신이 웹사이트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오디오 자료와 텍스트 기반의 지문, 비디오 자료를 올리고 있다면 생각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자료들이 결합 되어 있다면 당신이 원하는 만큼의 충성 사용자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좀 더 많은 방문자를 만들고 싶다면, 문자 자료, 음성자료, 시각자료와 청각 자료를 무분별하게 뒤섞어놓기보다는 각각 질서를 부여해 배치하는 것이 방문자를 늘리는데 효과적입니다.
오늘 내용을 요약해 보면, 뇌는 읽기와 듣기 중 한 가지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프레젠테이션에 너무 많은 텍스트는 상대의 학습과 집중을 방해합니다.
슬라이드나 발표자료에 텍스트를 포함해야 한다면 7개의 익숙한 키워드를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합니다. 참고 자료는 발표가 끝난 후에 배포해야 합니다.
내가 발표에 참석해서 듣게 되면, 발표자에 집중하고 필기를 하게 되면, 깊은 필기를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대화법에 집중했다면, 이제 우리는 상대의 뇌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설득의 메카니즘을 뇌 과학으로 풀어보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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