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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 회복과 치유 에세이

by 책하나 2023.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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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흑조)이란 말은 투자 전문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사용해서 유명해진 말입니다. 
그는 1987년 블랙먼데이, 2001년 9.11 테러,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설명하기 위해 ‘블랙스완’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살펴볼 이야기는 경제를 주제로 한 내용이 아니라, 트라우마 치유, 회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책 [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의 저자 박성미 님은 블랙스완을 사회적 사건이 아니라 개인적 사건에 적용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블랙스완은, 발생하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건, 트라우마 적 사건을 예시로 듭니다. 
이 책에서 블랙스완은 그 사건 이후로 이전과 다른 삶을 살게 하고 그 사람을 지배하는 사건이며, 내가 외면하고 싶은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로 정의합니다. 
책은 심리학과 문학 치료를 전공한 저자가, 관찰자와 분석자의 시선으로 자신의 고통과 상처를 분석하며 써 내려간 심리치유 에세이입니다. 

https://youtu.be/YBnDi1INVrg
저자는 중학생 때 어머니에게 폭력을 가하는 아버지를 목격하며, 고통받는 나와 그런 나를 관찰하는 분리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후 저자는 고3 시기에 근육 이상이 진행되어 몸이 뒤틀리고 굳어버려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그 와중에 아버지는 그런 저자를 갖다버렸으면 좋겠다고 언어폭력을 행사합니다. 
저자는 이런 블랙스완 사건을 겪으며, 불안과 우울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성인이 된 저자에게 불안발작이 따라다닙니다. 처음엔 밤에만 불안발작이 일어나던 것에서 나중엔 낮에도 대중교통에서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발작의 빈도나 속도도 빨라집니다.
저자는 책에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불안과 우울을 떼어내야 했다’
불안과 우울을 떼어내고 상처를 마주하기 위해 저자는 글을 쓰게 됩니다. 
성장하기 위해, 치유와 회복을 위해 ‘블랙스완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저자는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글을 썼습니다.
고등학교 이후 저자는 아픈 사람이었고, 그걸 숨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예기치 못한 증상들이 나타났습니다. 
내가 외면했던, 나를 ‘블랙스완’이라 부르고 시간을 들여 살펴보기로 합니다. 
블랙스완 글쓰기를 하면서 주어진 고통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글을 쓴 이후 블랙스완들을 떠나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에 실린 글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쓴 글을 모은 것입니다. 
이 글을 분석해 ‘자문화 기술지’라는 방법으로 논문을 쓰기까지 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불안, 가족에 대한 미움, 고통의 시간을 지나치게 솔직하고 진솔하게, 우리에게 꺼내놓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자의 개인적 경험이 나의 경험과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저자의 글들은 불안, 우울, 미움, 고독 등을 경험하는 우리들의 이야기기도 합니다.
저자는 트라우마 글쓰기를 강조하며 권하고 있습니다. 
트라우마는 감정만 가득 차 있는 언어화 되지 않은 정보라고 합니다. 
글을 쓰려고 일부러 기억의 한 지점을 선택하고, 그 과정을 통해 기억의 빈틈을 찾아내는 동시에 트라우마 사건이 나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랙스완 글쓰기를 통해 트라우마보다 더 큰 나를 만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지금까지 책 [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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