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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에이트 [이지성]을 읽고 -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시대가 온다

by 책하나 2019.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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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 커버 뒷장에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하버드 의대는 왜 강의를 폐지했을까?
골드만삭스는 왜 최고 인재 598명을 해고했을까?
구글과 NASA가 싱귤래리티대학교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IBM이 문화 인류학적 인재를 모시는 이유는?
짐작하시는 대로 ‘인공지능’ 때문입니다.
이지성 작가는 미래사회는 인공지능에 지시를 내리는 계급과 인공지능의 지시를 받는 계급으로 나뉜다고 말합니다.


2012년 인공지능 슈퍼비전은 스스로 학습하고 추론하고 판단하는 딥러닝 기술을 탑재하고 나타났습니다. 다음 해인 2013년 인공지능 ‘켄쇼’는 골드만삭스에 입사했습니다.
켄쇼는 당시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600명의 트레이더가 한 달 가까이 처리해야 할 일을 고작 3시간 20분 만에 끝내게 됩니다.
당시 598명의 트레이더는 해고를 당하게 됩니다. 나머지 2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인공지능의 업무를 보조할 인력으로 남게 됩니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의 지시를 받는 처지로 전락합니다.
작가는 인공지능 시대에 대해 경고를 합니다. 인공지능 시대가 이미 도래하였고, 미국, 일본, 중국 등은 이미 대처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무얼 하고 있나? 라며 질책합니다. 책의 절반 이상을 할애해서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암울한 사회를 그립니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인공지능에 대처할 수 있는 나를 만들기 위해 철학 하라….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방법으로 8가지 (EIGHT)를 제시합니다.
1 디지털을 차단하라
2 나만의 ‘평생유치원’을 설립하라
3 ‘노잉’을 버려라, ‘비잉’하고 ‘두잉’하라
4 생각의 전환, 디자인 씽킹하라
5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 하라
6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7 문화 인류학적 여행을 경험하라
8 ‘나’에서 ‘너’로, ‘우리’를 보라

저는 책을 읽다보니, 8가지 방법이 다섯 번째 안에 있는 ‘철학 하라’를 통해서 파생되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1번에서 4번은 어린 시절 교육과 관련 있습니다. 물론 미국 등 선진국의 상위 1%의 교육입니다. 이 주제 또한 ‘철학 하라’와 연결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6번째는 철학과 문학을 융합하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7번째는 문화 인류학적 여행이란 여행자가 아닌 생활인으로 여행, 이방인이 아닌 현지인으로 살면서 교류하라는 메시지 또한 철학 하라와 연결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다섯 번째,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 하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겠습니다.

피터 틸은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 천재들이 스승으로 받드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와 “특히 경영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훌륭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는 ‘오직 철학’이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피터 틸 같은 실리콘 밸리의 천재들, 선진국의 미래형 학교들이 추구하는 ‘철학’은 어떤 것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철학’과 같은 것일까요?
당신이 지금까지 했던 철학은 철학서를 읽고, 내용을 파악하고 토론하는 정도였을 것입니다. 한 마디로 철학자에 대한 지식을 쌓고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그걸 더 잘하게 됩니다. 당신과는 비교할 수 없이 완벽하게 할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런 철학이 아닙니다.
인류 문명을 새롭게 창조하거나 개선할 수 있을 정도로 생각하는 능력입니다.

https://youtu.be/zfEXVRAeJsw


철학적 사고 능력은 트리 비움(Trivium)을 통해서 기를 수 있습니다. 트리 비움은 ‘셋’을 뜻하는 라틴어‘tri’와 ‘길’을 뜻하는 라틴어 ‘vium’의 합성어로 철학(인문학)을 하는 세 가지 길, 즉 문법학, 논리학, 수사학을 의미합니다.
‘문법학’은 철학서를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 ‘논리학’은 철학서에서 터득한 철학자의 사고법을 도구 삼아 내 생각을 하는 것, 즉 내 논리를 만드는 것, ‘수사학’은 내 생각을 글로 쓰고 나누는 것, 즉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하버드. MIT 같은 세계 최고의 대학들, 그리고 선진국의 미래형 사립학교들은 트리 비움.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수사학입니다. 특히 글쓰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종이와 펜을 꺼내서 ‘행복’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십시오.
갑자기 머리가 아파질 것입니다. 그동안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행복의 의미에 대해서 깊게 파고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에게 읽어주고 공감과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트리 비움의 수사학을 실천하면 자신도 모르게 다음 네 가지 능력을 기르게 됩니다.
첫째, 깊게 생각하는 능력. 둘째, 생각(논리)을 정밀하게 다듬는 능력. 셋째, 생각(논리)을 알기 쉽게 표현하는 능력. 넷째,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창조적 사고력을 길러 줍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공감 능력을 길러 줍니다. 수사학을 하는 것만으로도 인공지능이 가질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 길러 집니다.
이제 당신은 진짜 철학을 해야 합니다. 철학자들의 사고법을 도구 삼아 자신의 머리로 스스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철학자들의 사고법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사고법을 창조할 수 있어야 합니다.

8가지 방법 중 첫 번째 디지털 차단하라 에서 미국 IT기업 고위간부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는 IT 교육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IT기기에 중독되지 않고 차단하는 능력을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하지요. 8가지 방법 중 세 번째 ‘노잉’을 버려라, ‘비잉’하고 ‘두잉’하라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노잉(Knowing)지식 위주의 교육을 버리고, 비잉(Being) 즉 자기 인식을 통해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치와 신념을 만드는 것.과 두잉(Doing) 기술혁신이나 새로운 사업을 창조하는 것. 다시 말해 공감능력과 창조능력의 교육으로 시스템을 바꾸었다는 내용입니다.
[에이트]의 8가지의 모든 길은 ‘철학 하라’로 통하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전작 [생각하는 인문학][리딩으로 리딩하라] 을 많이 인용합니다. ‘철학 하라’라는 이면에는 인문학을 강조하는 작가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책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미래에 대해 경각심을 일으킵니다. ‘준비해야겠다.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하지만, 인능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가 작가에 대한 기대가 커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책은 그동안 작가가 보여주었던, 인문학 중요성의 연장선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 책은 베스트셀러에서 스테디셀러가 되어야 좋은 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에이트]는 베스트셀러가 될만한 질문을 하고 있지만, 스테디셀러가 될만한 해결책이 없어 아쉬운 책이었습니다.
책 [에이트]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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