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 씨는 독서 클럽 운영자 중 한사람입니다. 독서클럽은 멤버수가 많아지고 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독서 모임이 사교성 모임으로 변질된 것입니다.
수아 씨와 운영자들은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신입 멤버를 영입하는 것으로 규정을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수아 씨와 일면식도 없던 선배가 연락이 왔습니다.
독서 모임에 가입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완곡히 거절했지만, 선배는 두 달가량 정성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 선배의 진심이 수아 씨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수아 씨는 운영자들과 논의 해 선배의 가입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하루에 몇 번씩 연락을 하던 선배는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이상하던 차에 독서 모임의 한 멤버에게서 선배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배는 독서모임에 가입하고 나서 꽤 괜찮다고 알려진 독서 모임 안에 있는 사교모임에 가입하고자 고군분투 했고, 뜻을 이뤘다는 겁니다.
그들과 커뮤니티를 가지면서 수아 씨와의 관계를 무 자르듯 연락을 끊은 것입니다.
수아 씨는 선배의 달라진 태도에 망연자실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오늘 소개할 책은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입니다. 이 책은 관계 속에서 이모저모로 받은 상처에 대해서 그 너머의 치유과정 , 새로운 인간관계를 향한 도전을 제안하고 격려합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상대를 택한 것만 보지만, 자신 역시 상대에게 택하여진 존재입니다.
이런 ‘택하여짐’을 이해해야만 ‘왜 상대가 나에게 집착하고 왜 나를 이용하려 하는지’ 이해 할 수 있습니다.
관계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나와 너와의 관계’와 ‘나와 그것의 관계’ 분류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전자는 ‘너’가 인격적 대상인 반면, 후자의 ‘그것’은 사물이 대상이 됩니다.
“나는 너를 믿었는데 너는 나를 이용 했어”
현대인의 상처가 바로 이 지점에서 탄생합니다. 나는 ‘인격자로서의나’로 네 앞에 섰는데, 넌 ‘사물을 이용하려는 자’로 내 앞에 섰으니 분노와 상실을 낳은 것입니다.
앞선 이야기의 수아 씨에게 있어서 선배와 관계는 ‘나와 너’의 관계였으나 선배에게는 ‘나와 그것’의 관계였던 것입니다.
현실에서는 처음에는 ‘나와 너’의 관계였다가 나중에 ‘나와 그것’의 관계로 변질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문제는 이 둘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 번 찬찬히 생각해 보길 권합니다. 인간관계를 둘러보았을 때 나와 너의 관계, 나와 그것의 관계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자신을 고민에 빠뜨린 사람이 있다면, 냉정하게 생각해봅시다. 그 사람은 나와 어떤 관계를 맺으려 하는지, 즉 관계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이런 것도 연습하면 됩니다. 관계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자꾸 연습해나가면 통찰력이 생기는데 이는 자신을 지켜내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됩니다.
모든 이들과 진심을 나누거나 순수한 관계로만 남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선배가 ‘그것’으로 그녀를 대했듯 수아 씨도 선배를 ‘그것’으로 대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럴 수 있다고 한다면, 서로 혜택을 주고받는 이용관계로 남기면 됩니다.
이것도 아니라면 스쳐 지나가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
인생은 좋은 사람을 붙잡지 못하는 것보다 보내야 할 사람을 ‘제때’ 보내지 못할 때 더 크게 훼손됩니다.
나를 속이려는 사람, 이용하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습니다.
누군가 나를 이용하듯 나 또한 누군가를 이용합니다.
직장에서, 사회에서, 친구 간에, 심지어 가족 사이에도 이용의 양자 관계가 존재합니다.
지금 세상은 ‘나와 너’의 관계 못지않게 ‘나와 그것’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현실에 기초한 관계 맺기 가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관계의 핵심일 수 있습니다.
정글 같은 사회에서 이용만을 목적으로 달려드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보호하는 법, 바로 그것을 알아야합니다.
순수한 관계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찾기 힘듭니다. 나를 지키고 너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상론이 아닌 현실론, 즉 서로의 필요를 인정하는 전제에서 답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주변의 관계를 생각해보고, 관계의 성격을 정리해봅시다.
나를 지키는 첫 걸음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질문해 봅시다. 나는 관계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지금까지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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