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뉴욕의 거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따뜻한 봄기운의 시작과 함께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발걸음이 가벼운 계절이었습니다.
거리 한쪽 구석에 한 남자가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목에는 “나는 장님입니다 I am blind." 라고 쓰인 팻말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의 발치에는 동전을 받을 깡통이 놓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리를 지나는 누구도 그에게 동정을 베풀지 않았습니다.
한 신사가 걸인 앞에 멈췄습니다. 그 남자는 걸인의 목에 걸려있는 팻말을 빼더니 “나는 장님입니다.” 대신 새로운 문구를 적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팻말을 다시 걸인의 목에 걸어주고 제 갈 길을 향했습니다.
신사가 문구를 쓰고 간 후 깡통에 동전이 가득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팻말의 글은 이렇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봄은 곧 오는데, 저는 볼 수가 없습니다 Spring coming. But I can't see it."
이 이야기 속 신사는 프랑스 시인 앙드레 부르통 Andre Breton입니다.
언어의 힘은 놀랍습니다. 언어의 프레임을 알면 일상적인 언어가 힘을 발휘합니다.
단어 혹은 순서만 바꿔도 한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판단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언어의 힘이 ‘읽기’보다 ‘쓰기’에서 더 크게 나온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주목해 볼 책은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입니다.
작가는 EBS 프로듀서이며, [일생의 일] [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부모라면 그들처럼]을 집필하신 김민태님 입니다.
작가는 7년 동안 글쓰기를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고 고백합니다.
그 경험 때문에 지인들에게 글쓰기를 권유한다고 합니다.
글쓰기를 한다고 하면 어디서 어떻게 써야할지 걱정이지만, 그것보다 나를 드러내는 두려움이 더 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소설가 김영하가 대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쳤던 일화를 소개합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나를 용서 한다’ 로 시작하는 글을 쓰라는 과제를 내주었습니다.
글의 첫 문장을 제시하고 나머지는 학생들에게 맡겼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교실은 침묵에 잠겼고 연필 움직이는 소리만 들렸습니다.
30분이 지나자, 갑자기 한 한생이 울면서 강의실을 뛰쳐나갔습니다.
덩달아 슬픔에 못 이기고 뒤따라 나가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단 몇 분의 글쓰기로 학생들은 자기 기억과 마주했습니다.
“복잡한 감정을 언어라는 논리로 차분하게 풀어낼 때 어두운 기억은 환한 세상으로 나오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더 단단해 지는 거죠.”
김영하 소설가는 이것을 글쓰기가 가진 ‘자기 해방의 힘’ 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에 대한 글쓰기는 정서회복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갖게 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높입니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해야만 자신을 마주할 수 있으며, 글쓰기의 힘을 경험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글쓰기가 우리에게 주는 효과는 다음 세 가지라고 합니다.
첫째, 자기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높아집니다(자기 효능감), 둘째, 정서적으로 좋아지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긍정적 정서), 셋째, 새로운 관심사 가 생깁니다. 이세가지는 글을 쓰기 동기이며, 동시에 결과적으로 얻는 효용이라고 말합니다.
글쓰기를 어떻게 시작할까요?
시작만 하면, 누구나 글쓰기를 취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우선 있었던 일부터 씁니다.
오늘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쉬운 예로 일기가 대표적입니다.
글쓰기보다 좀 더 쉬운 메모하기부터 시작하기를 저자는 권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대상을 향해 말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에게 말을 하는 행위입니다. 글쓰기는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책을 마무리하며 작가는 남기고 싶은 단 하나의 문장은
‘있었던 일을 쓰는 것만으로도 마법이 일어난다.’ 라고 합니다.
나를 위해 펜을 들고 한 줄을 써봅시다. 어떤 마법이 일어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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